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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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



선방(善防) by 편린


오전의 봄 햇살
찰랑찰랑 쏟아져 들어오네
라디오는 오보에 협주곡을 들려주고
식탁 한가득
메모 쪼가리와 흰 종이

내 가슴 공허하게
욱신거리네

빛이 없는 메모들
그림자 없는 흰 종이들

괜찮지 않네

이른 아침에 날아든
링에서 아웃 당한 친구 소식
관중도 상대 선수도
심판도 하나같이 비열한
친구의 링

내 친구들 하나같이
패자라네
자랑스럽지만,
연이은 패배를 버텨내기에
우린 이제 나이가 많아

친구들 전부
나쁜 꿈속에 있네
빛 없는 메모들
그림자 없는 흰 종이들

차라리 우리
와르르 웃으면서 쓰려져볼까?
오케이, 오케이, 오케이,
바닥이 우리를
떠받쳐주리!

 /황인숙/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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