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위에 이끼들은 간교함이며
그 아래 뿌리들은 앙앙불락 앙다문 이빨이란 말인가?
그러면 죽죽 뻗은 가지들은
서로를 향한 칼날이며
스치는 나뭇잎들은 푸르른 손톱이며
그러면 그들의 포옹은 육탄전이었으며
바람에 수런거리는 소리는 욕설이었으며
비스듬히 비치던 햇빛은 비웃는,
엿보는 시선이었단 말인가?
'나무들은 서로를 증오한다네'
이 말을 들은 뒤
울창한 여름 숲을 떠올리면
설움이 울컥 차 오른다
나무들은 서로를 증오한다네
발등에 수북히
투석전의 흔적인 나뭇잎을 덮고
뚝뚝 거리를 두고 선
겨울나무들만이 앙상하게 평화롭다네
서울은 울창하다네.
/황인숙/자명한산책/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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