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9월 22일
일식
필경, 우리 기독자들에게 단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리스도가 신성을 지녔다고 하는 것뿐이리라. 이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 얼마나 자주 간과되어 왔던가. 우리들은 이제야말로 다시금, 하나님의 육화의 의의를, 전능하옵신 하느님께서 육체를 받아 여인의 태내를 빌려 태어나시고, 스스로 창조하신 이 세계에서 인간으로서 살고 죽었다 하는 것의 의의를 강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략)
우리들은 어떠한 이유로도 이 세계를 증오할 수 없다. 왜냐하면 세계는, 신께서 접하셨던 그 순간에, 처음의 창조로부터 다시 한번 참으로 위대하다 할 가치를 얻었을 터이기 때문이다. 신이 스스로 강림하여 살았다 하는 단지 그 한가지 것으로써, - 오직 그 위대하신 자애 때문에도, 우리들은 이 세계를 사랑하고 또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중략)
......그리하여 우리는 고뇌한다. 그것은 우리 기독자들이 한편으로는 주의 인도하심을 받아 영적인 생활에 충실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육신의 생활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도미니크 회 수도사들에 대한 나의 불만은 이 점에 있었다. 그들은 이런 고뇌를 알지 못한 채 청빈만을 설파하고, 그 실천을 강력하게 권고하여 마지않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그 길을 보여주면서, 교의를 향해서가 아니라 그들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쏟아지는 감명을 이용하여 민중을 회심시키려 하는 것이다. (...중략) 그러나 청빈은 포교를 위한 수단이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단지 그리스도를 탐구한다 하는 우리들의 궁극적인 목적으로서만 의의를 가지는 것이다.
- 일식 [히라노 게이치로] P38-40
# by | 2008/09/22 22:21 | 발췌 | 트랙백 | 덧글(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