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08일
지상의 방한칸
휴.. 결국 주말이 되었다. 힘들었다기보단 지루했다. 지루했다기보단 무료했다. 무료했다기보단 허무했다. 허무했다기보단 말로 표현하기가 그렇다라고 하는게 맞다. 그렇다라기보단 내겐 힘이 없다고 하는게 맞다. 맞다 내겐 힘이 없다. 힘이 없는 이유는 뭘까? 어떤 소설가는 염소도 힘이 있다고 하는데 난 왜 힘이 없는걸까?
몇년전에 이런 제목의 단편영화를 본적이 있다. '지상의 방한칸'. 제목이 너무나도 좋았다. 같은 제목의 소설이 있지만 읽지 못했고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 단편영화 감독의 이름도 이젠 기억나지 않지만 내용은 어렵지 않게 기억해 낼 수 있다. 한 아주머니가 옥탑방이라는 자신만의 자그만한 공간에서 행복감을 느낀다는 내용이다. 다른 주변의 것에 흔들리지 않으며, 남들 눈에 초라해 보일지라도, 저녁에 등산을 가기 위해 사놓은 신발을 머리맡에 두고 행복에 젖어 잠드는 모습은 잊져지지 않는다. 그게 특별해서 잊혀지지 않았던게 아니라 너무나도 당연한 그런 사실들이 아무렇지 않게 묻혀가고 있다는 사실때문에 가슴에 박혀있을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난 그 제목이 너무나도 맘에 든다 아직까지도. '지상의 방한칸'이라니 얼마나 간단한가.
옛 기억을 들춰내고 있는 이유는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라고 누군가 떠벌렸고 난 그걸 알고 있다. 지금은 그 기억조차 희미해져 가지만 아직까지는 그 끝을 부여잡고 놓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과거가 그리 행복했을까 그렇지도 않았을텐데 언제나 추억의 속성이란게 그런가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제는 과거가 되버린 현실에 고통스러워했다는 사실을 잊은 채 앉아있다. 가끔은 때론 자주 과거를 잊어야 겠다고 생각한다. 기억을 되세기는 짓 따위 이젠 그만하자고도 한다.
일주일 치의 푸념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한 합리화라고 생각한다. 그것 말고 다른표현을 찾지 못하겠다. 이렇게 하는건 일종의 반성문이다. 반성을 왜 하는지도 모르고 하는 일종의 자기 방어다. 어느 경계점에 다다르면 작동하는 방어기제이다. 일종의 방어벽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내 앞에서 '벽'을 느낀다고 했다.
생각보다 길어지는 이 글의 끝을 맺을 때가 됐다. 이제는 너덜너덜해진 과거를 아직도 놓지못하고 여전히 방어벽을 지닌채 나는 오늘 술을 먹을 것이다. 그러고는 그 사실을 또 잊을테고 시간이 지나면 같은 감정을 반복할 것이다. 무언가를 반복하는 행위는 그리 달갑지 않다.
# by | 2008/08/08 18:12 | 알수없는조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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